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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인시장의 '한숨'

정월대보름에 붙여

등록일 2009년02월05일 00시00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대형마트의 출현으로 재래시장의 상황이 날로 어려워지고 있다. 각 자치단체들은 재래시장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온갖 정책을 동원해보지만 역부족인 듯 보인다. 명절과 평일을 구분하지 않고 사람들로 북적거리던 재래시장의 모습은 이제 더 이상 돌아올 수 없는 아득한 추억이 되고 말았다. 석양빛에 물든 시장의 풍경은 을시년스럽다.

정월대보름을 닷새 앞둔 오늘, 시장 한 귀퉁이 검게 그을린 시장상인들의 모습은 그들만의 '기댐'으로 정겨움을 연출하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면 그저 애처울 뿐이다.


과거를 훑고 지나온 시간의 속도를 견디지 못한 그들은, 다가오는 미래의 시간의 속도 앞에서도 무력하기만 하다. 언제부터인가 시장 내 빈 점포가 속출하고 있다. 점포를 뒤로하고 떠난 자들은 지금 어디서 무엇을 하며 연명하고 있는가. 그들이 떠나간 자리는 쓸쓸하기 그지 없다.


남겨진 자들의 얼굴에 피로감이 가득하다. 오늘보다 훨씬 더 위태한 미래를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형마트는 거대한 파도와 같다. 그것은 측량하기 힘들고, 그들 시장상인들이 여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했던 것이다. 빈약한 돛단배로써 그 거대함과 맞서는 상인들의 모습이 버겁기만 하다. 파도는 머지않아 그들을 삼킬 것이 자명하다.


익산시는 재래시장을 활성화 시키겠다고 오래 전부터 분주했다. 시장에 뚜껑을 씌우고, 화장실을 만들고, 물류창고를 짓는 등... 많은 일들을 벌였다. 그런데 재래시장은 밑빠진 독처럼 돈만 집어삼킬 뿐, 상인이나 시민들에게 아무것도 남겨주지 못하고 있다. 무엇이 문제인가.


어떤 집단이 활성화되기 위해서 우선 선행되어야 할 조건은 집단의 단합이다. 단합이 된 다음에야 비로소 다음의 일을 도모할 수 있다.


작은 도로하나를 사이로 이루어진 창인시장은 상인들 간에 물고 뜯고 있다. 예전에도 시끄러웠고 지금까지도 무척 시끄럽다. 여기에 익산시까지 가세했다. 그들이 오랜 시간동안 한걸음도 나아가지 못한 이유다.


익산시는,“상인들이 단합하지 못하고 서로 싸우고 있어, 시장을 활성화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고 말한다. 상인들은 말한다.“익산시가 조정자의 역할을 하지 않고 오히려 상인들의 반목을 조장하고 있다. 시가 개입한 이후 상인들의 반목은 극에 달해 더 이상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고.


오랜 시간 창인시장을 오갔던 기자는 나름의 확신을 얻었다. 그리고 “상인들 말이 맞다”고 썼다. 확신을 토대로 씌어진 기사에 상대는 즉각 저항했다. 부끄러운 줄도 모른다.


창인시장에 대한 기자의 관심은 여전히 유효하다. 익산시의 소명과 상인들의 바람도 진행형이며, 모두의 목적은 동일하다. 동반자로서 머리를 맞대지 않는다면 해법찾기는 요원하고, 공멸의 순간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소통뉴스 곽재우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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