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지역의 학생과 학부모 86%가 남성고의 자율형 사립고 전환에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나 향후 예정된 재판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자사고 반대단체인 자율형사립고 반대 익산시민대책위원회(이하 '익산 자사고반대위')는 익산지역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자체 설문조사결과 지역민의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같은 시민 다수의 여론이 재판에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익산 자사고반대위는 9일 익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율고 지정으로 인해 파생되는 각종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한 뒤, 이번 설문조사를 통해 나타난 시민 다수의 여론과 교육의 공적 기능에 대한 판단이 판결의 기초가 되어야 한다는 것을 재판부에 강력히 촉구했다.
익산 자사고반대위에 따르면, 자율고 지정이 지역 교육에 미치는 부작용은 ▶시민들의 오랜 노력을 통해 정착된 고교 평준화 제도와 그를 통해 이루어 온 지역교육의 성과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하고 ▶철학적 성찰이나 사회적 토론은커녕 상식적인 논의나 검토조차 생략한 채 일방적인 밀어붙이기로 추진되는 졸속적인 정책이다. 또한 ▶비리혐의로 수배중인 전임 교육감이 임기 말에 졸속적으로 한 결정이고 ▶(자율고 설립은 결국)고교평준화 해체, 고교입시 부활, 고교등급제 합법화로 이어져 교육양극화를 더욱 심화시키고 사교육비 증가로 인해 결국 계층 세습을 고착화할 가능성이 높다. ▶이 외에도 지역공동체 파괴, 지역 아이들의 원하지 않는 타 지역 학교 진학 등 자율고 설립으로 인해 발생할 문제는 헤아리기 힘들다는 것이다.
특히, 이 같이 학생과 지역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사안임에도 불구하고, 결정 과정에서 지역주민은 물론 이해당사자인 학생․학부모의 의사와 전혀 무관하게 진행되어 왔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이에, 이들은 “보다 분명한 의견 수렴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따라 자체적으로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지역민의 절대 다수가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이 같은 결과는 그동안 이와 관련해 지역주민 특히 이해 당사자인 학생과 학부모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한 어떠한 노력도 없었다는 우리의 주장을 뒷받침 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실제 익산 자사고반대위가 지난 10월 익산지역 중학교 2,3학년 학생과 학부모 1,734명을 대상으로 자율형사립고 찬성여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전체 응답자의 86%인 1,491명이 반대했고 찬성 의견은 243명(1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사고 설립에 반대하는 이유로는 ▷경제적 부담(521명)이 가장 높았고 ▷학생의 다른 지역 진학(377명) ▷입시경쟁 과열(252명) ▷고교평준화 위배(261명) ▷교육 양극화(127명) 순으로 조사됐다.
찬성 측의 이유로는 ▷학교 선택권 우선(113명) ▷교육경쟁력 강화(51명)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44명) ▷명문학교 육성(31명) ▷우수학생 유치(19명) 순으로 집계됐다.
또한 고교평준화에 대한 의견 조사에서는 850명이 찬성을, 반대는 336명으로 나타났으며, '잘 모르겠다'와 '무응답'은 총 548명으로 조사됐다.
이 밖에 선호하는 고교입시제도와 관련해 ▷현행대로가 678명으로 가장 높았고 ▷내신점수만으로 선지원 후추첨(445명) ▷연합고사와 내신 점수 합산 무작위 추첨(329명) ▷내신점수로만 무작위 추첨(202명)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익산 자사고반대위는 설문조사를 통해 확인된 익산시민의 자사고 반대 의사를 받들어 남성고의 자사고 설립 저지운동을 지속적으로 벌여 나가겠다고 천명한 뒤, 시민 다수가 찬성하는 사안에 대한 익산시의회의 분명한 의견 표명을 촉구했다.
이들은 특히, 오는 23일 재판을 통해 자율고 문제가 판가름 나는 것과 관련 “지역교육과, 학생들의 미래가 교육의 본질과 동떨어진 법리논쟁을 통해 결정된다는 점에 대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면서 시민 다수의 의견과 교육의 공적 기능에 기초한 재판부의 현명한 판결을 촉구했다.
이들은 아울러 현재 진행되고 있는 남성고의 입학 전형에 대해서도 우려감을 표명했다.
이들은 “남성고에서 발표한 전형방법에 따르면 정원 내 사회적 배려 대상자 전형에서 ‘성적에 관계없이 지원 가능’하다면서 선발은 ‘지원자 중 석차 연명부 석차백분율의 성적순’으로 선발한다고 하여 ‘성적 상위 50% 지원, 무작위 추첨’ 선발이라는 일반전형의 원칙을 스스로 위배하고 있고, 또한 경제적 어려움에 처해있는 학생을 학교장이 추천하도록 하고 어떠한 단서 조항도 없는 점은 학교장의 자의적 판단에 의해 학생이 선발될 가능성을 지니고 있어 이 역시 일반전형이 정하고 있는 원칙을 위배하고 있다”며 “이는 자율형사립고 설립에 대해 정부와, 남성학원이 주장하는 그 어떠한 긍정적 기능도 증명할 수 없는 반 교육적 처사로,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한편, 지난 2일 마감한 남성고의 자사고 신입생 접수 결과 총 493명(정원 350명)이 입학원서를 낸 가운데 남성고가 낸 '자사고 지정고시 취소처분 취소소송'에 대한 선고공판이 23일 열릴 예정이어서 이 같은 시민 여론이 재판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