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사회 유력인사들의 출마선언과 출판기념회가 잇따르는 등 선거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공직사회 내 ‘눈치 보기’와 ‘줄서기’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특히, 남보다 먼저 ‘충성’을 해야 선거 이후 논공행상에서 유리한 지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인 탓에, 물밑 선거 운동에서부터 상대 후보 불탈법 사례 제보, 관내 행사 일정 및 지역 주요 현안에 대한 행정정보 제공까지 교묘한 수법이 총동원되면서 공직사회가 ‘정치판’으로 변질되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공직자의 선거 줄서기는 대부분 사정당국과 선관위의 눈을 피해 은밀하게 이뤄지고 날로 지능화돼 공직사회의 자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3일 지역정가 등에 따르면 지방선거가 4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자치단체장 출마예상자 후보군이 형성되면서 각 후보의 지지 기반도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공직 내부에서도 각 출마예상자들과의 평소 인간관계나 친분 등에 따라 지지 성향이 엇갈리면서 겉으로 확연하게 표출되진 않지만 지지 세력이 갈라지는 양상이다.
특히, 일부 공무원들은 출마예상자의 당선 가능성에 대한 분석과 향후 인사 등까지도 고려하면서 '눈치작전'을 벌이며, 자신이 지지하는 출마예상자들과 줄을 대기 위해 학연,지연,혈연 등 인맥을 총동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정책․공약 수립 때 도움이 될 수 있는 각종 행정 정보나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와 경쟁관계에 있는 출마예상자의 약점과 관련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는 등 확실한 줄서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감지되고 있다.
실제 출마가 예상되는 A후보측에는 시청 실․국․과장 등에게 배부하는 '주간 업무계획서' 등 각종 행정 정보가 전달된 것으로 알려져, 관내 주요 행사 일정 및 정보가 공무원의 손에 의해 특정 후보에게 전달될 가능성을 높게 방증하고 있다.
이 처럼 선거 때마다 재현되는 공직자의 줄서기는 민선 이후 인사 문제 등에 있어 연공서열이나 업무수행능력 등 객관적 평가 기준보다는 단체장과의 친분이나 인맥 관계가 크게 작용해 온 병폐 때문이라는 게 공직 안팎의 지배적 해석이다.
대부분 공무원들이 보직이나 승진에 대한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 내부 정서도 선거에서 중립보다는 특정 후보 지지를 선택하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공무원이 자신의 본연의 업무에 충실하며 업무수행능력을 인정받는다 해도 단체장이 바뀌면 논공행상에 밀려 홀대를 받는 '왜곡된 평가'도 공무원들의 선택을 강요하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익명을 전제한 한 공무원은 "공무원의 선거 중립 의무에 대해서는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지만 현실과 다소 거리가 먼 논리적인 원칙인 것 같다”며, “솔직히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개인적 명암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선거에 개입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 아니겠느냐"고 이 같은 공직내 분위기를 조심스럽게 인정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 편승, 일부 출마예상자들은 공무원들을 상대로 '자신이 당선되면 은혜를 갚겠다’는 등 노골적으로 공직 내부의 줄서기를 부추기고 있다.
한 출마예상자 측근은 "평소 안면이 없는 공무원이 지인과 함께 찾아왔었다"며"지금은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주요 정책 현안과 관련한 많은 조언을 듣고 있다"고 말하면서도, 향후 논공행상에 대한 모종의 약속 여부에 대해서는 "없다"고 말하면서도 "'노 코멘트' 처리가 좋겠다"며 조심스러워했다.
이처럼 공직 내부도 지방선거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단체장 임기 말 돌출되는 공직 혼란을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
이에, 정부는 매 선거 때마다 공직자의 줄서기 병폐가 끊이지 않자 공직자 '줄서기'나 '줄세우기' 행태에 대한 감찰활동에 돌입했다.
행정안전부는 이에 따라 이 달부터 지방선거 줄서기 폐해를 차단하기 위해 전국의 지자체에 특별감찰반을 투입한다. 줄서기, 편가르기, 선심성 예산, 공무원 노조 선거 개입 등이 감시 대상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지난달 19일 수석 비서관회의에서 “선거철이 가까워지면서 공직사회가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도록 철저하게 점검하고 감독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