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북도 교육청의 자율형 사립고(자율고) 지정 취소 방침을 둘러싼 치열한 찬반 논쟁으로 지역 시민사회와 교육계 안팎이 요동치고 있다.
특히, 이 문제를 놓고 지역 시민사회가 찬반을 넘어 보수와 진보단체 간 대리전 양상의 ‘성명전’을 벌이는 등 지역 민심이 양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진보성향의 김승환 교육감의 자율고 지정 취소 방침이 공식화 된 이후, 지역 내 진보단체와 평등 교육을 주장하는 시민사회는 이를 환영하는 입장을 표명한 반면에, 해당 학교와 동창회, 보수단체 등은 이에 잇따른 성명을 발표하며 강력 반발하는 등 이 문제를 둘러싼 갈등이 증폭•첨예화되는 양상이다.
자율형사립고 반대 익산·군산 시민대책위원회(대책위)는 3일 기자회견을 갖고, 두 학교에 대한 도교육청의 자율고 지정 취소에 대해 환영의사를 표명했다.
대책위는 “신임 교육감 직권으로 자율고 지정 취소를 결정한 것은 전임 교육감의 잘못된 결정을 바로잡은 것으로 김승환 교육감의 현명한 판단과 적절한 조치를 높이 평가한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또 “자율고 지정은 특권교육, 경쟁교육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어 교육감이 내세운 여러 교육개혁 공약과 정면으로 충돌한다”면서 “이는 익산과 군산 뿐 아니라 도내 전 지역의 시민단체와 학부모가 반대했던 사안인 만큼, 선거 민심에도 반하기 때문에 지정 취소는 당연하다”고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들은 자사고가 진행될 경우 "지역교육의 현실은 곧바로 평준화 해체의 수순을 밟을 수 밖에 없다"면서 "취소 결정을 내린 전북교육청에 대해 교과부가 직권남용이라고 지적하는 것은 지역 현실을 외면한 임명식 교육감 시대의 관행을 되풀이 하는 시대역행적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전주시민회도 3일 성명을 내고 “남성고와 중앙고의 재정 상황이 자율고를 운영할 자격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한 뒤, “학교 스스로 자신의 현실을 되돌아보고 자율고 지정을 스스로 철회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또 자율형 사립고의 학생 모집단위가 광역화 되면서 익산과 군산지역 상당수 학생들이 타지역 고등학교로 떠나야한다.”고 짚고, “이는 고교 평준화 정책에도 위반되고, 학부모들에게 또 다른 교육비 부담을 안겨줄 뿐”이라면서 “도교육청의 자율고 지정취소는 전북교육현실에서의 고육지책”이라고 주장했다.
찬성측, ‘직권 취소, 재량권 일탈’ 부당’ 철회 촉구
반면, 자율고 지정을 찬성하는 측인 익산발전시민대책위와 남성고 총동문회, 전북교총 등은 잇따른 성명과 기자회견을 통해 도교육청의 지정취소 결정에 대한 입장 철회를 강력히 촉구했다.
보수 단체인 익산새노인운동본부 등 익산발전시민대책위는 4일 도교육청 기자회견을 열고 "전 교육감이 적법한 절차에 의해 자율고를 지정해 놓은 것을 현교육감은 일방적이고 독단적인 방식으로 직권 취소한다는 것은 재량권을 일탈한 행위로 부당하다"며 "시행도 해보지 않고 문제가 있을 것으로 예측해 지정을 취소하는 것은 전북교육의 수장으로서 적절치 못한 판단이다"고 주장했다.
남성고 총동창회도 3일 성명서를 내고 “교과부장관과 협의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지정된 자율고를 교육감이 일방적으로 직권 취소한다는 것은 재량권을 벗어나는 행위로 절대로 수긍 할 수 없다”며 “자율형 지정 취소를 철회할 때까지 모든 역량을 결집해 강력히 투쟁해 나갈 것임”을 분명히 했다.
전북교총 역시 3일 성명을 통해 “입학설명회 등을 앞둔 상황에서 지정 취소는 학생, 학부모에게 혼란을 가져올 수밖에 없어 바람직하지 않다”며 “이미 지정이 됐고 국가 차원에서 권장하고 있는 사안인 만큼 원래 방침을 수용하되, 운용상의 문제점 등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합의점을 찾아야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도 교육청은 2일 지난 6월 초 자율형 사립고(자율고)로 지정·고시된 이들 두 학교에 대한 '자율고 지정'을 취소하겠다는 내용을 공식 통보하고, 오는 6일까지 의견을 수렴해 지정 취소 여부를 9일 최종 결정 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남성고는 도교육청이 자율고 지정 철회 결정을 확정 통보해 오면 즉각 법원에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며, 5일로 예정됐던 '자율고 입학설명회'도 강행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