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도교육청이 예고대로 9일 익산 남성고와 군산중앙고에 대한 자율고 지정을 전격 취소처분 하자 이해 당사자인 두 학교가 이에 대한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 등 법적 대응 의사를 분명히 밝혀, 결국 이 문제는 법정다툼으로까지 비화되게 됐다.
도 교육청은 9일 지난 6월 7일 자율형 사립고로 지정고시했던 익산 남성고와 군산 중앙고의 자율고 지정을 취소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진보성향의 김승환 교육감이 취임한 지 1달여 만에 전격 이뤄진 것이며, 전임 최규호 교육감이 지정고시한 지 2달여 만이다.
도 교육청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학교로부터 ‘지정취소 철회’ 의견을 지난 6일 제출 받았지만, 해당학교의 법정 부담금 납부가 불확실하다는 점과 도내 고교평준화에 악영향을 미치는 점, 불평등교육을 심화시킬 우려가 높다는 점”을 취소 사유로 밝혔다.
도 교육청은 ‘법정부담금 납부 불확실성’의 근거로 ‘이들 학교의 최근 3년간 법인 전입금 납부 실적 및 5년 간 교육환경 개선 등 시설투자 실적이 저조한 점’ 등을 지적했다.
도교육청은 "익산 남성고는 최근 5년 동안 시설비로 1120만 원을 투자하고, 법정전입금도 기준에 1~1.77% 정도로 미약했고, 군산 중앙고는 최근 3년 간 법정부담금 기준에 16~54%밖에 전입금을 내지 않았고, 재단에서 4개나 되는 학교를 운영하는데도 불구하고 5년 간 도교육청으로부터 43억 원이나 지원을 받아 교재교구 확보나 환경 개선을 했다"면서 "이 같은 학교의 투자비 실적 등을 비춰볼 때 이들 학교의 자율고 운영은 상당한 무리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또한 고교평준화 악영향 및 불평등 교육 심화 등의 이유에 대해서는 "두 학교가 공론화 과정을 거쳤다지만 전임 교육감도 임기 말에 지정하는 등 사회적으로 매우 민감한 사항이었다"면서 "신임 교육감도 일관되게 문제점을 지적해왔고, 학교 간 불평등과 위화감 조성이 우려됨에 따라 사회적 분위기와 교육감의 교육철학, 공약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취소 결정을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도 교육청의 ‘취소 처분’이 내려지자 해당 학교는 도 교육청의 결정은 교육과학기술부가 기존에 인정한 것을 뒤집는 것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법적 대응 의사를 분명히 했다.
남성고 등 해당 학교는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지정된 자율고를 교육감이 직권으로 지정을 취소하는 것은 잘못 된 것"이라며 “교육청의 공문이 오는 대로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내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어 “학생과 학부모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교과부의 처분 여부와 관계없이즉시 법적 절차를 밟아 신입생 선발에 문제가 없도록 할 방침”이라며 “두 고교는 법적 대응에 연대키로 했고 이미 변호사까지 선임해 두고 있다”고 밝혔다.
두 학교의 총동창회도 이날 도교육청 앞에서 자율고 지정 취소에 반대하는 농성을 벌이며, 앞으로 '김 교육감 퇴진운동'을 전개하겠다고 김 교육감을 압박했다.
교과부 역시 도교육청의 결정에 대해 ‘직권 취소도 불사’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어 양측의 법리 다툼이 불가피 할 전망이다.
교과부는 1차적으로 자율고 지정 취소에 대해 시정명령을 내리고,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도교육청의 결정을 직권으로 취소하겠다는 입장이다.
교과부는 지난 2일 도교육청이 자율고 취소방침을 밝히자 “국민에게 혼란을 주고 법치 질서에 위배되는 행위”라며 “이 처분을 내리면 신뢰보호 원칙 등과 지방자치법 제169조에 따라 시정 조치하고, 따르지 않으면 교과부 직권으로 취소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었다.
그러나 도 교육청은 교과부가 도 교육청의 결정을 직권으로 취소할 경우 대법원에 이의를 제기하는 등 법적대응으로 맞서겠다는 입장이어서 두 학교의 자율고 지정여부는 법원의 판결에 따라 결정될 공산이 높아졌다.
도 교육청의 결정에 대해 시민사회의 찬성 목소리도 비등하다.
남성고를 제외한 익산 원광고와 이리고, 전북제일고등학교 등 익산지역 3개 인문계 고교 총동문회원과 자율형사립고 반대 익산시민대책위, 사회공공성공교육강화전북네트워크와 전북청소년교육문화원 등은 이날 기자회견과 성명, 논평 등을 통해 도교육청의 자율고 지정 취소에 대해 찬성과 환영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익산은 일반계 남자고교가 4개 밖에 없어 자율고 지정은 평준화 해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학교의 이해관계보다는 지역 청소년들의 삶을 먼저 생각해 더 이상 갈등이 지속되고 교육주체간 대립이 심화되지 않도록 취소결정을 수용하라”고 촉구했다.
한편 남성고와 군산중앙고는 전임 최규호 교육감 임기인 지난해 첫 자율고 신청에서 반려 처분을 받았으나, 최 교육감 임기 말인 지난 6월7일에는 두 번째 신청에서 자율고로 지정·고시됐다. 하지만 신임 김승환 교육감은 후보 시절부터 자율고 지정 반대를 공약으로 내걸었고, 당선 후 당선자 신분에서도 지정·고시 취소를 약속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