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시가 대형 유통업체들의 시장 잠식 등으로 침체 일로를 걷고 있는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재래시장의 장점을 살리는 지역특화상품 개발을 외면한 채 획일적인 환경개선 사업에 머물러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대형 할인점에 재래시장이 내몰린다.
익산지역에는 함열, 남부, 황등, 금마, 여산, 중앙, 북부, 신동, 창인, 매일시장 등 10곳의 재래시장이 산재돼 있지만 대부분 규모가 영세하고 시설이 낙후돼 소비자로부터 외면을 받고 있다.
또 2001년 일찍이 진출한 롯데마트에 이어 지난달 12일 홈플러스, E마트 등 대형 할인점이 속속 개점하면서 지역 유통시장을 잠식하고 있는데다 시장상인들의 노령화도 가속화 돼 재래시장이 아예 사라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처지에 놓였다.
더욱이 재래시장은 건물 노후화, 고객서비스 부족 등 시설환경 및 운영관리 측면에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대형 유통 공룡들의 저인망식 마케팅으로 인해 재래시장 상인들의 생계는 물론 지역 농민들이 생산한 농·축산물의 판매위축, 지역 소상권의 붕괴, 지역자금의 역외유출 등 지역 경제가 휘청거릴 정도의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되고 있다.
이 때문에 익산시는 지난 2002년 재래시장 활성화 특별조치법 제정 이후 시비와 국·도비 174여억원을 투입해 관내 10개 재래시장에 대한 환경개선에 나선데 이어 내년에도 남부시장 등에 117여원을 집중 투입, 재래시장의 경쟁력을 높여나간다는 계획이다.
▶획일적인 환경개선에 머무는 재래시장 살리기.
막대한 예산이 투입된 재래시장 활성화 사업은 주차장 건립과 차양막설치 등 시설 개·보수로 이미지 개선에 일정 정도 성과를 거둔 게 사실이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미지수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재래시장의 외형적 개선만으로는 접근성·편리성에서 월등한 대형 할인매장의 경쟁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재래시장에 지원하는 익산시의 예산지원 자체가 '밑 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비난이 나오고 있다.
익산시는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난 2002년부터 지난해까지 시설 현대화사업 일환으로 중앙, 북부, 함열, 금마, 황등시장 등에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약 134여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또한 올해에도 남부, 북부, 창인, 매일, 중앙시장에 40여억원을 지원해 시설 개·보수 사업을 실시하고 있으며, 특히 남부시장에 대해서는 2007년까지 117여억원을 투입 할 계획이다.
이같이 익산시가 매년 시설 현대화 사업에 수십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는 있지만 근본적인 활성화 방안에 대한 지원이 아니라 모두 주차장, 아케이드 등 시설 개.보수에 치중하는 외형 바꾸기 수준에 머물고 있다.
▶ 재래시장 특화상품 개발만이 살 길.
대형 유통업체들의 시장 잠식으로 쇠락의 길을 걷고 있는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시설현대화도 중요하지만 재래시장만이 갖고 있는 지역별 특화상품 개발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관계 전문가들은 재래시장 특유의 정체성 확립, 방향 설정 등과 함께 소프트웨어 부문의 개선 없이는 재래시장 활성화 시책이 결코 성공할 수 없다고 지적한다.
또한 공동구매 및 공동브랜드 개발로 이미지 개선과함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두고, 시장별 특화 브랜드 개발 및 홍보, 이벤트 등 마케팅을 강화해 스스로의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업종의 전문화를 통해 재래시장이 아니면 구입할 수 없는 것, 재래시장만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상품 개발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익산 경실련 한 관계자는 "대형마트 등에 비해 자금이나 조직면에서 열세인 재래시장도 마케팅의 중요성을 인식해야 될 때"라며 "공동구매, 공동브랜드 개발 등 전략의 혁신을 통한 물류비 절감과 대형마트보다 싸고 품질 좋은 물건에 대한 홍보와 다양한 이벤트 개발로 대형 유통업체에 맞서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