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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삭감의 이유도, 기록도 없다”… 익산시의회 ‘깜깜이 심의’ 쓴소리

익산참여연대, 삭감 사유 기록·공개, 집행부 삭감 예산 반복 편성 개선 등 투명성 강화 촉구

등록일 2026년06월23일 13시21분 트위터로 보내기 싸이월드 공감 네이버 밴드 공유

제9대 익산시의회가 예산 심사 과정에서 삭감 사유조차 남기지 않는 ‘깜깜이 심의’ 관행을 지속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익산참여연대는 2022년 2차 추경부터 2026년 본예산까지 제9대 익산시의회의 일반회계 세출예산안 심의 결과를 분석한 평가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는 시민의 세금이 투명하게 사용되도록 의회의 재정통제 기능을 객관적으로 진단하기 위해 마련되었다.

9대 의회, 145억 원 삭감하며 재정통제 기능 수행…심의 대상 확대는 과제로 남아

예산심의 분석 결과, 제9대 익산시의회는 총 7조 310억 원 규모의 일반회계 세출예산안을 심의하는 과정에서 210개 사업, 약 145억 원을 삭감하며 집행부에 대한 재정통제 기능을 수행했다. 전체 삭감액의 93.6%가 정책사업과 보조사업에 집중되었으며, 일부 대규모 건설사업과 신규사업에 대해서는 전액 삭감 결정을 내리는 등 사업 타당성 검증에 일정한 역할을 했다.

 

다만, 삭감이 정책사업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행정운영 전반에 대한 성과와 효과성을 점검하는 심의는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예산심의가 단순한 삭감을 넘어 정책 우선순위와 재정운용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보다 폭넓은 사업을 대상으로 한 적극적인 심의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액 삭감과 부분 삭감 병행하며 대규모 사업과 정책사업 집중 점검

전체 삭감사업 210건 가운데 106건(50.5%)은 사업을 유지하되 규모를 조정하는 50% 이하 부분 삭감이었으며, 89건은 전액 삭감되었다. 특히 1억 원 이상 대규모 사업 가운데 17개 사업, 총 48억 5천만 원 규모의 예산이 전액 삭감되었다.

 

전액 삭감사업에는 시니어일자리 전문교육센터 건립(10억 원), 친환경 농건설기계 기술전환 기반구축사업(5억 원), 어린이집 부모부담금 지원(4억 3천만 원), 행복 JUMP UP 프로젝트 지원(4억 2천만 원) 등이 포함되었다. 이는 사업의 필요성과 추진 타당성, 예산 편성의 적정성에 대한 의회의 강도 높은 검증이 이루어졌음을 보여준다.

 

도시·건설 분야는 강도 높게 조정하고 일반행정 분야는 폭넓게 점검

분야별로는 도시·건설·교통 분야의 삭감률이 49.71%로 가장 높아 가장 강도 높은 심의가 이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관광·체육·도서관 분야(42.81%)와 경제·산업·농축산 분야(42.89%) 역시 높은 삭감률을 기록하며 주요 투자사업과 정책사업에 대한 집중적인 검증이 이루어졌다.

 

반면 일반행정·안전·교육 분야는 총 66개 사업이 조정되어 가장 많은 사업이 심의 대상이 되었으며, 경제·산업·농축산 분야는 총 28억 6천만 원이 삭감되어 분야별 삭감액 규모가 가장 컸다. 이는 의회가 지역경제와 산업정책, 주요 투자사업의 타당성과 성과를 집중적으로 점검한 결과로 해석된다.

 

삭감 사유조차 남기지 않는 ‘깜깜이 심의’ 관행 지속

그러나 보고서는 심의 과정의 불투명성을 가장 심각한 문제로 지적했다. 현재 예산 삭감 사유는 회의록에 공식적으로 기록되지 않고, 비공개 의원간담회 중심으로 결정되고 있다. 이로 인해 시민들은 어떤 기준으로 예산이 삭감되었는지 알 수 없으며, 심의의 정당성과 책임성을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또한, 삭감되었던 사업이 개선 없이 유사한 명칭으로 다시 편성되는‘반복 재편성’관행도 확인되었다. 이는 예산심의의 민주적 환류(Feedback) 체계가 붕괴했음을 의미하며, 의회 심의가 실질적인 정책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하고 단순한‘통과의례’로 전락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삭감 사유 공개와 환류체계 구축으로 생산적 재정심의 실현해야

익산참여연대는 의회가 단순한‘삭감 중심’의 견제를 넘어 실질적인 행정 개선을 이끌어내는 생산적 재정심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삭감 사유 및 기준의 의무적 기록·공개 ▲반복 편성 사업에 대한 개선 여부 점검 ▲예산심의 결과가 실제 행정 개선으로 이어지는 환류체계 구축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익산참여연대는“삭감 사유를 기록하지 않고 비공개로 결정하는 관행은 행정의 안일함과 의회의 견제력 상실을 야기하는 근본 원인”이라며, “의회가 재정 감시기관으로서 시민의 신뢰를 확보하려면 삭감 기준과 사유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예산심의의 민주적 책임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명열 기자 이기자의 다른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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