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도심서 운행 중인 CNG(Compressed Natural Gas·압축천연가스)버스의 폭발 사고로 17명의 시민이 중경상을 입은 가운데, 익산지역에서 운행중인 시내버스의 84%가 사고 버스와 같은 CNG 버스인 데다, 익산에서도 지난 2009년 CNG 버스 용기 폭발사고가 발생한 적이 있어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특히, CNG 버스의 유명무실한 안전기준과 잘못된 장착관행 등이 시민들의 안전을 크게 위협하고 있어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철저한 사전점검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제도적 장치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1일 익산시에 따르면 지난 2004년 17대를 시작으로 익산에 첫 도입된 CNG시내버스는 해마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며, 이달 현재 모두 137대가 운행되고 있다.
익산시의 전체 시내버스 수가 164대라는 점을 감안하면 CNG버스의 도입률은 84%로 전국 CNG 버스 평균 보급률 73.1%보다 10% 이상 높은 보급률을 보이고 있다.
실제 익산에서 운행 중인 CNG 버스의 연도별 도입현황을 보면 2004년 처음으로 17대가 도입된 이래 2005년 29대, 2006년 22대, 2007년 14대, 2008년 22대, 2009년 22대가 들어왔고 올해는 11대가 들어왔다. 앞으로도 CNG버스 교체는 지속적으로 할 계획이다.
잇단 CNG 버스 폭발사고 '불안 확산'
이 같은 증가 추세는 전국적으로도 마찬가지. CNG버스는 친환경적이란 평가 때문에 지난 1998년 처음으로 도입된 이후 전국 지자체마다 도입을 늘려나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이 같은 가파른 증가 추세에도 불구 정작 안전관련 기준이나 제도정비는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걸으면서 CNG버스 폭발로 인한 사고는 매년 끊이질 않고 있다.
CNG버스가 도입된 이래 10여 년 동안 CNG버스 폭발 사고는 엔진 용기 파열로 인한 사고 4건과 배관 등 기타 문제로 인한 사고 2건, 가스 누출로 인한 사고 1건 등 전국적으로 모두 8건의 사고가 유발됐다.
실제 2009년 7월 익산의 한 충전소에서 CNG를 충전하던 시내버스의 CNG용기(탱크)가 갑자기 폭발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2008년 7월 청주의 한 CNG 충전소에서 충전을 마친 버스의 CNG 용기가 폭발, 버스 절반이 파손됐다. 2007년 12월에는 경기도 구리시 인창동 북부간선도로를 주행하던 시내버스의 CNG 용기가 폭발했다.
또한 지난 2005년 1월 전북 완주군 한 자동차 공장에서 출고를 앞두고, 가스를 충전하던 CNG버스가 폭발해 직원 1명이 다쳤고, 같은 해 8월에도 전주시의 CNG충전소에서도 역시 충전 중이던 버스의 CNG용기가 터져 2명이 크게 다쳤다.
안전관리규정 없는 ‘달리는 폭탄’
관련 전문가들은 이에 대한 원인으로 CNG버스에 하단에 탑재된 연료통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한다.
실제 지난 9일 서울 도심에서 발생한 CNG 시내버스 폭발사고도 노후화된 연료통에 생긴 미세한 균열을 통해 새어나간 가스가 발화점과 만나면서 폭발을 일으켰을 개연성이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CNG 버스가 도입된 지 10년이 지났지만 아직까지 연료통에 대한 안전기준이 명확히 마련돼 있지 않은 점이 CNG 버스 폭발 사고의 핵심 원인으로 대두되고 있다.
특히, 건물에 고정 부착돼 사용되는 LPG 등 기체 연료통과 달리 CNG버스 연료통은 가스관리법 적용을 받지 않아 교통안전공단의 간단한 가스 누출검사만 정기적으로 받고 있어 관련법 개정 등 제도적 뒷받침이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최근 도입된 저상버스와 달리 이번 사고차량을 포함한 대부분의 CNG버스가 연료통을 차량 하단에 장착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점이라는 것.
CNG 연료통이 차량 하단에 장착돼 있으면 다른 기관이나 부품에서 발생하는 스파크에 새어나간 가스가 폭발하기 쉽기 때문에 선진국처럼 연료통을 차제 밑바닥이 아닌 지붕에 설치해야 한다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나마 지식경제부가 내년부터 천연가스자동차의 CNG연료용기 안전검사를 진행하는 법안을 입법예고했지만, 뒷북행정에 시민들의 불안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익산시, 충전소 안전관리 강화
이처럼 CNG버스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면서 익산에서 운행되는 CNG버스에 대해서도 보다 철저한 관리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CNG버스가 전체 10대 가운데 8대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만큼 가스안전 점검을 운수업체에서 자체적으로 실시하도록 맡길게 아니라 시민들의 안전과 직결된 만큼 해당기관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시민 박 모(54) 씨는 “그 동안 친환경 정책으로 CNG 버스를 늘려왔지만 이번 사건이후로 문제가 제기된 만큼 CNG 버스 교체계획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당국의 확실한 조사를 통한 원인을 밝혀야 하고, 문제가 된 부분에 대해서는 재발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이 나와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버스폭발 공포가 빠르게 확산되자 익산시도 부랴부랴 충전소 안전관리 강화 대책을 내놓고 있다.
시는 우선 CNG버스가 경유를 사용하는 일반 버스와 달리 폭발 가능성이 높은 압축된 기체를 연료로 사용하는 만큼 가스 충전을 180bar로 감압해 충전하도록 했다.
시는 또 충전 전 탑승자 유무 확인 및 육안검사를 철저히 하도록 하고, 사고발생시 이행절차를 마련토록 하는 등 충전소 안전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