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초유의 물난리로 집과 생활터전을 잃은 지역 수재민들이 망연자실하고 있는 비상 상황에서 지역민들의 손발이 되겠다던 시의원들이 대거 제주도로 단합대회 성격의 연찬회를 떠나 물의를 빚고 있다.
익산의 미래를 생각하는 시민연대(공동대표 김장수, 이하 시민연대)는 19일 성명을 내고 “지난 13일부터 4일간 익산시에 엄청난 피해를 입힌 집중호우로 민‧관‧군이 구슬땀을 흘리며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는 시점에 익산시의원들은 2박3일간 제주도 단합대회를 떠난 충격적인 일이 발생했다”고 비난하며, “익산시의원들의 공개사과와 지도부 사퇴”를 촉구했다.
익산시의회 의장 및 부의장 등을 포함한 16명의 시의원들은 지난 17일부터 2박 3일 일정으로 제주도로 연찬회를 떠난 것으로 확인됐다.
이번 연찬 목적은 6대 의회에 새로 입성해 의정 경험이 없는 초선의원들의 업무능력을 배가하고, 조만간 있을 예산안 심의와 관련해서도 심도 있는 토의를 벌이는 등의 업무 연찬이라는 게 의회 관계자의 설명.
하지만 주민의 심부름꾼을 자처하는 의원들이 수재민들의 고통을 뒤로 한 채 단합대회 성격의 연찬을 강행하면서 말썽이 되고 있다.
현재 익산지역은 지난 13일부터 나흘간 300mm가 넘는 집중호우로 주택 140여채와 700여ha의 농경지 침수되는 것을 비롯해, 육계 1만9000여수 폐사, 교량 붕괴·파손 3개, 하천 유실·도로 유실 각각 10곳 등의 막대한 피해가 발생하면서 지역사회에 비상이 걸렸다.
특히, 갑작스런 물난리로 하루아침에 집과 농경지 등 생활의 터전을 잃은 농민들은 그야말로 허망한 상실감에 망연자실해 있는 실정이다.
이에 피해주민들을 돕기 위해 지역 민·관·군 등 하루 수백여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불볕더위 속에서 봉사활동을 벌이며 구슬땀을 흘리는 등 수해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민·관·군 등이 모두 혼연일체 돼 비상근무를 하고 있는 상황에서 시민을 대표한다는 의원들이 단합대회 성격의 연찬을 제주도로 떠난 것은 부적절한 처신이라는 게 시민사회의 중론이다.
시민연대는 “집중호우로 인한 복구작업 뿐 아니라 군인, 관청, 민간이 함께 적의 침략에 대비한 전국적인 ‘을지훈련’기간이고, 공무원들은 24시간 대비체제를 구축하는 기간이었음을 감안할 때 이들의 행동은 시민들에게 실망을 넘어 충격을 준 행동”이라고 비난하며 “익산시의회를 이끄는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등 지도부는 제주도 단합대회의 책임을 지고 자진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아울러 “수해복구가 끝날 때까지 현장 자원봉사와 앞으로 진행될 모든 견학과 여행 등의 일정과 비용을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시민연대 김장수 공동대표는 “선거에서 한 표라도 더 얻어 당선되기 위해 머리를 조아리며 ‘시민의 머슴’임을 외치던 게 고작 2개월밖에 지나지 않았다”며 “이제 당선이 된 시의원들이 시민의 머슴이 아닌 상전으로 군림하기 위한 표리부동에 익산시민으로서 부끄럽기 그지없다”고 강도 높게 힐난했다.
이에 대해 시의회 관계자는 “의원들이 이번 연찬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수해가 발생해 ‘연찬 진행 여부’를 두고 심도 있는 고민을 했었지만, 의회 일정상 예정대로 진행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져 결국 진행된 것”이라면서 “일정도 놀러가는 단합대회가 아니라 초선의원들의 업무 연수와 앞으로 있을 예산안 심의 등의 연찬을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